이번 글은 잡담성이 농후합니다.

그냥 제가 느껴 볼 수 있었던, 술을 통한 양국의 차이에 대해 몇자 쓰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주조법 등은 현재 일본에 많이 뒤쳐지고 있습니다. 간단히 맥주만 예를 들고자 해도,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삿뽀로, 기린, 아사히, 에비스, 산토리 등의 맥주가 아주 다양한 라인을 만들고 또 팔리고 있습니다.

캔도 캔이지만 이 맥주들 드래프트로 마시면 진짜-_- 한국 드래프트하고는 비교도 안되지요.

물론 이 부분은 밀폐 기술의 부분도 있고,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뭐 필리핀에도 맥주 맛이 발리고 있으니(산미구엘이 있지요) 뭐 딱히 더 할 말은 없습니다.

 

뭐 일본이나 필리핀의 맥주같은 경우는, 독일 등의 국가 영향을 일찍 받아 그런 경향이 있으니 넘어가고,

구체적으로 민속주-전통주에 대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일본에서는 실제로 참 많은 술들이 존재하고, 또 소비되고 있습니다.

비단 수입주류 뿐만이 아니고 사케라고 부르는 일본식 청주 역시 천종에 달한다고 합니다.

쇼츄란건 소주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고구마나 감자 전분으로 만드는 증류주입니다.

사케에 비해 비교적 도수가 높습니다. (30-40도)

 

우리나라의 전통소주는 쌀로 만듭니다. (안동소주가 대표적이지요)

대략 40-50도를 넘나드는 독주가 많고, 청주같은 경우는 일본의 사케와 상당 부분 유사하구요.

(사실 기본 제조법이나 원료 등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지금 여러군데서 팔고 있는 소주는 원료가 고구마 내지는 감자 전분입니다.

일본의 쇼츄와 같지요.

그런데 여기서 차이가 있다면 제조 과정입니다.

일본의 쇼츄가 순수 증류주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소주는 희석주입니다. (화학주가 아닙니다)

고구마/감자 전분을 통해 만든 95-96도의 주정(술의 원주를 의미합니다)을 물로 희석합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 나오는 20도 내지는 19.몇도라는 소주가 병에 담기게 되는거지요.

도수 낮아진다고 좋은게 아닙니다-_-;

도수가 확 낮아지지 않는 이유는, 물이 섞이게 되면 거기서 비린내가 나게 된다고 하네요.

때문에 도수를 낮추는것도 기술이라고 하긴 합니다.

 

희석주가 왜 질이 떨어지는가,

우선 술의 요점은 알코올 입니다. 도수는 단지 알코올 용량만을 이야기 하지만,

알코올 그 자체는 술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수많은 부분을 안고 있는 부분이라는거지요.

요는 알코올이, 주 재료의 맛과 향을 녹여서 품고 있는 용매란 점입니다.

이에 술에서는 타 음료와는 다른 풍미를 지니게 하는 근본적 원인입니다.

여기서 소주 얘기로 넘어가면, 주정을 만들 때는 알코올을 뽑아내는 방식이

에탄올/메탄올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재료의 맛과 향이 알코올에 스며들 시간이 짧습니다.

거기에 그걸 반복 95-6도의 주정을 만든 시점에서 이걸 다시 물과 섞으면...

뭐 얼마 남지 않았던 부분마저 씻기게 됩니다.

소주가 왜 천연당이니 어쩌니를 강조하겠습니까;; 다른 맛이 안나거든요;;

뭐 추가하자면 이런 억지스럽게 만들어진 알코올은 천천히 발효와 증류를 통해 술로 만들어진 알코올에 비해

그 질은 물론이거니와 건강에도 더 나쁘다고 합니다.

도수가 더 높은 다른 전통 소주를 마셨을 때, 그 다음날 몸이 더 가벼웠던 기억을 상기하신다면, 간단하실 듯.

 

여기서 간단히 또 쇼츄하고 비교해 보자면,

근본적으로 전분에서 나온, 즉 뿌리가 같은 술이기 때문에 질감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쇼츄는 좀 더 복합적이고, 또 향이 짙습니다.

그만큼 더 비싸구요.

 

이야기가 좀 두서없이 흘러가는데요;;

여기서 짚고 넘어 갈 점은, 우리나라는 술문화의 단절이 여러차례 있었다는 부분입니다.

조선시대 겪었던 수많은 전쟁은 물론 36년간의 국치가 있었기 때문에, 전통주 제주법등에 있어서

많은 부분 소실되기도 했고, 6.25전쟁 역시 그 원인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쟁과 침략, 양쪽 다 식량 부족을 야기해서 술자체를 만들기 힘들어집니다.)

또 근대화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진 국가적 시책은 결국 소주라는 일종의 타협책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낮은 가격대비 높은 효율(도수)로 서민을 농락 한 도구의 하나라고 생각하기에 전 소주를 싫어합니다.

 

아놔 점심시간이네요-_-;

글이 길어진 바, 좀 나눠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