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마을에 개미와 베짱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여전히 개미는 열심히 곡식을 모으고 베짱이는 나무 그늘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사귀는 사이였지만 개미는 베짱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개미에게 베짱이는 철모르는 한심한 청춘일 뿐이었습니다.

개미는 자신의 불안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베짱이가 개미에게 다가와 땀을 닦아 주며 말했습니다.

“개미야...쉬엄쉬엄 하렴.....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몸을 생각해야지.......”

“베짱이야.........꿀벌들이 모아 놓은 엄청난 재산을 봤어?”

“난 너무 뒤쳐졌다고........매일 뒤처지는 것도 이젠 지겨워.........”

그 날 이후로 베짱이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할 줄 아는 것은 춤과 노래밖에 없었지만 개미의 일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베짱이는 부지런히 먹이를 찾아 개미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놓아두었습니다.

그 날 저녁.......베짱이는 개미를 찾아갔습니다.

“개미야 오늘은 수확량이 평소의 두 배네.......이제부터 나하고 놀자”

개미는 한심한 듯 베짱이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베짱이야.......여름이 지속될 수는 없어 언제가 겨울이 오면 어떡하려고 그래.......”

“개미야........겨울에는 추워서 놀 수가 없어........우리 지금 놀자........이 숲에는

네가 모르는 행복한 놀 거리들이 굉장히 많아.......”

개미는 베짱이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베짱이는 개미와 놀고 싶었지만 묵묵히 안 보이는 곳에서 개미를 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디어 추운 겨울이 왔고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한 집에서 몸을 녹이며 양식을 정리하던 개미는 낯익은 손자국을 보았습니다.

수많은 양식 곳곳에 베짱이의 손자국이 찍혀 있었습니다.

개미는 베짱이를 잊고 있었던 자신을 책망하며 베짱이를 찾아 헤맸습니다.

베짱이가 항상 노래 부르던 앙상해진 나무 틈 사이에 편지 같은 것이 보였습니다.

‘사랑하는 개미야........따뜻하고 행복한 겨울 보내........난 남쪽으로 떠나........’

개미는 떠난 베짱이가 화나고 야속해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밤새 내린 눈이 햇빛에 녹아 창가로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던 개미는.......

그 너머에 돌풍과 함께 날아가는 때 아닌 풀잎들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풀잎=베짱이 시신....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