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동화] 토끼와 거북이
토끼와 거북이가 살았습니다.....토끼가 거북이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난 너무 빨라...너 같은 녀석은 아무리 쫓아와도 날 잡지 못할껄"
"그래...그럼 한 번 잡아보지 뭐..."
토끼는 그렇게 말하는 거북이를 비웃으며 멀리 달아났습니다.
거북이는 토끼의 발자국을 따라 한발 한발 쫓아 갔습니다.
토끼는 재미있는 듯 거북이가 쫓아 오면 또다시 먼곳으로 달아났습니다.
"넌 날 잡을 수 없어..."
거북이는 아무말 없이 토끼를 쫓아 갔습니다.
토끼는 말없이 자신을 쫓아 오는 거북이가 부담스럽고 지겨워 졌습니다.
"거북아 지겹다...그만 쫓아 오렴..."
"미안해...토끼야...하지만 이제 나도 어쩔 수 없어"
거북이는 또 다시 쫓기 시작했고 토끼는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멀리 달아나서 거북이를 잊고 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잊을만 하면 나타나고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거북이를 쉽게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 토끼도 거북이도 발걸음이 무디어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토끼는 쫓아오는 거북이를 발견했습니다.
거북이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지쳐있었습니다.
"거북아 많이 힘들었지...그만 끝내자... 날 잡아"
거북이는 미소를 지으며 소복히 쌓인 눈위로 쓰러 졌습니다.
"그것봐...넌 나에게 잡힐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어"
"바보야...그게 그렇게 중요한 거 였니? 너 포기하라고...그렇게 멀리 달아났건만...왜 포기 못한거야?"
"나에겐 널 쫓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었어"
"아...불쌍한 거북이...다시 되돌릴 수 만 있다면"
"토끼야...다시 되돌릴 수 있다 해도 난 똑같이 널 쫓았을거야"
"그게 아니라...이럴 줄 알았다면 내가 일찍 잡혀 줬을 텐데..."
거북이는 따듯한 미소로 토끼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틀릴건 없어...내가 널 일찍 잡았다 해도 네가 도망 온 이길을 함께 걸어 왔을테니까...
오히려 내가 미안해...언제나 난 너의 체온이 묻힌 발자국을 따라 함께 걸어 왔지만...
도망가는 넌...언제나 외로웠을테니까"
"널 쫓아 갈 수 있어서 내 인생은 행복했어"
거북이는 더이상 인생의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토끼는 거북이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고 묘비를 세웠습니다.
"행복한 인생을 산 거북이...이곳에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