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사진 몇장 올리고 가요.

아일랜드에도 봄이오고 있거든요...

개나리를 보고 너무 반가워서 개나리랑 인사를 하고있었는데
조깅하던 사람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가네요

뭐어때요. 개나리가 피었는데 으하하

어느날 나에게 램프의 요정이 뿅하고 나타나선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네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지금까지 생각만해온..  너의 꿈은 뭐야?
꿈이란게 원래 실현 불가능하니까 꿈이지만,
그래도
나에게 말해준다면..

내가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께.

날씨가 너무 좋아 동네한바퀴를 나갔다. 걸으면서 한시간 내내 이 질문에 대해 뭐라고 답해야 하나 고민했다.

동네한바퀴를 나간건 일기예보를 봤는데, 앞으로 3일동안은 다 꾸리꾸리 흐림이길래.. 얼른 옷을 챙겨입고..

깊이 숨을 들이마쉬니 좋다. 흙냄새 바람냄새에서 봄이 느껴진다.




파리간 사진을 집에 보냈더니 한줄의 답장이 왔다.

"사진쟐봤어요 사고싶은것도 하나도쇼팽못했지? 오랜만에보니 몸관리를해야겠어요"

오타와 문구로 미루어 볼때 메일주소는 아빠지만 엄마가 쓴게 확실하다.


나 살 10키로만 빼줘! 이렇게 대답하면 램프의 요정이 들어주려나 ㅠ_ㅜ

아무도 나한테 그런걸 물어본적이 없었다.

주로 네 꿈이 뭐냐고 물어볼때는 직업에 관한 거였으니까.
난 좀 어떻게 된건지, 스물넷먹은지금까지도 내가 뭐가 됐으면 좋겠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뭘 잘할수 있는지는 이제 알겠는데,
그렇다고 내가 뭐가 될수있는지를 알겠다는건 아니다.

우우

예전에 누가 물어봤을때 직업에 대한 물음인걸 뻔히 알면서도
사랑하는 사람들하고 행복하게 사는게 꿈이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살수있으면 어떤 일을 해도 괜찮을꺼라고


내꿈은...


나는 20년이 넘게 아파트에서만 살아서 그런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싶다.

그리고 마당에는 내가 어렸을때부터 좋아했던 벚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

첫번째로 다닌 초등학교 운동장에, 구령대 옆에 벚나무가 큰게 있었는데

벚나무를 생각하면 그때 바람이 불때마다 벚나무 주위를 뛰어다니면서 좋아하던게 생각나서

꼭 4월에 눈이 내리는것 같아서 좋다. 가을에도 예쁘고

고모네 집에서 봤던 체리나무도 괜찮겠다. 바람이 불때마다 체리나무 잎사귀가 흔들리며 파도치는 소리를 냈다.

그밑에서 입벌리고 누워있어도 체리는 안떨어졌지만.



어렸을땐 화분에 꽃도 많이 키우고 상추도 키우고 감자도 키워서 엄마한테 찌개끓여 달라고 조르고..

봉숭아물들인다고 해마다 그아이도 키웠구..

문제는 공간이 좁아서 늘 엄마의 눈치를 봐야했다는거다. 

어느날 베란다 창문밖에 내놓은 창문에 독수리가 날아와서 쥐를 잡아 먹은후로 우리집에 있는 모든 화분은 사라졌다 ㅠ

겨울엔 화분에 비닐하우스까지 만들어주는 착한 주인이었는데.. 흑


농구골대나 아니면 캐치볼을 할만한 여유도 있다면 좋겠다.

음 작은 마당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째 점점 넓어지는 느낌....

방이 세개정도 있었으면 좋겠다.

침실하고, 내방, 하나는 빈방. 누구랑 같이 사느냐에 따라 용도가 달라질 빈방.

내방은 암실이다. 지금 지내는 집의 화장실만한 암실만 있어도 행복해서 미칠지도 모른다..

암실의 조건은... 안에서 하는 얘기가 밖에는 잘안들리지만 밖에서 하는 얘기는 안에 다 들려야 한다. ㅎㅎ

그래야 암실송에 심취해도 부끄럽지 않다.
(우리학교 대강당을 공사한 분께 대강당 벽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면 가능할것 같다.)

음 수도 시설도 넣어야지. 안그러면 하이팜때문에 바닥이 엉망이 될테니..

난 왜이렇게 집에대한 집착이 강한지 모르겠는데 이게 내 꿈이다.

마당이 있고 암실이 있는 집에 사는것.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공간을 공유하고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마음은 편하게, 양손은 무겁게" 놀러올수 있는곳

아일랜드의 집들처럼 뽀족한 지붕에, 마당이 있는 그런집말이다.

하나만 그대로 한국에 옮겨높고 싶어진다..

아마 아일랜드 사람 누군가에게 전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게 꿈이에요! 이러면 다 비웃을려나..-ㅅ-

내가 말하면 램프의 요정아.. 넌 이거 들어줄수 있니?

하지만 내 소원을  말 할수  없다.

요정이 조건을 붙였기 때문이다.

"난 2주동안만 네 옆에 있어 줄수있어.
하지만 그 2주를 네가 평생동안 기억할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어..
네 꿈은 뭐야?"

...

내가 이얘길 하면 램프의 요정이 울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진한 초록색 눈이 우는건 별로 보고싶지 않다.
그건 한번 보는걸로 충분히 마음아픈일이었다.


확실한건..
그 시간은 램프의 요정이 뭔가 해주려고 하지 않더라도

모든 순간이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거라는것..





                     




이번학기 수업은 이제 3주 가 남았다.

몇시간후에 우리는 만나게 될거야.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곧 그렇게 될꺼니까.





[부록 - 아일랜드으 ㅣ날씨]

아란아일랜드로 여행을 갔는데 하루종일 비가왔다.
하하하 사랑스러운 이 날씨

오늘 아침 10부터 오후 5시까지 대략적인 날씨는 이렇다

맑음 --> 우박 --> 눈 --> 맑음 --> 맑고 비 --> 맑고 비와 돌풍 --> 현재 맑음.

아일랜드에서 기상청은 절대 까일수가 없을것 같다.
일단 뭐든 예보하면 그중에 하나는 걸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휴, 내일은 날씨가 좋았으면..

3월에 눈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