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랭이의 야구소년] 야구소년 #002 090415
두번째 촬영을 하기 위해 수업을 접고 광주로 향했습니다.
잠을 많이 잔것도 아닌데 버스안에서 피곤하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혼자 뻘생각하면서 광주로 내려왔습니다.
예전에는 4시간이 조금 더 걸렸던 광주가 새로 도로들이 뚫리면서 3시간 30분거리로 좁혀졌더군요.
광주에 도착해서 무등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무등경기장으로 가기위해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아탔는데 내 차림을 본 아저씨가 말을 건넸습니다.
"무등경기장에서 무슨 행사있나요?"
카메라박스와 모노포드를 들고가니 뭔가 찍으러가는줄 아셨나봅니다.
그래서 그냥 멋쩍어 하며 전국체전 예선 찍으러 간다고 했습죠.
네... 그 뒤로 아저씨 한마디도 안걸었습니다.
전국민에게 관심이 없는 전국체전을..
그 것도 예선따위를 가는 내 자신이 신기할뿐인데 아저씨는 오죽했겠습니까..후.
그리고 고속버스 터미널과 광주무등경기장은 지근거리입니다.
택시로 기본요금에서 1~200원정도 더나올 거리죠.
네... 말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_-;;;
암튼 무등경기장에 내려 경기장안으로 짐짊어지고 걸어들어갔습니다.
경기가 없는 낮이라선지 고요하더군요.
곳곳에 기아 2군선수들 모습이 보이고 땀흘리는걸보니 운동하고 근처 숙소로 이동하는 것 같더군요.
2군선수중에 낯익은 얼굴인 이범석 선수도 있었습니다.
전화걸면서 걸어가던데...
마운드에 있을때가 훨씬 멋진 선수더군요.
의외로 체구가 안커서 - 야구선수들이 실제모습이 생각보다 훨 커보였기에 - 좀 놀래긴 했습니다.
암튼 잡다한 것들 뒤로하고 무등경기장으로 갔습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구장은 썰렁하더군요.
구장에 있는 대부분의 관객은 학부형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이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들이 참 재미있는게
뜨거운물을 담은 보온 물통이나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들고 오시더군요. 종이컵 잔뜩과 함께요.
그리고서는 무등경기장 포수뒤쪽 지정석에 앉으셔서 커피 마시면서 삼삼오오 수다를 떠시더군요
잘 아는 선수들 - 아마 아들이거나 아들친구겠죠? - 나오면 응원도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기록원들과 기아 스카우터(?)도 자리에 있더군요.
지역내 고등학교 선수들에 대한 관리는 철저히 하는듯하더라구요.
근처에 있으니 정보도 훨씬 많을테구요.
기록원들은 한국야구협회소속인걸로 추측(?)되는데 프로경기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그런것만은 아닌 것 같고.. 기록원이 아마와 프로를 오가며 다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PD150으로 보이는 DV캠코더를 들고 경기를 촬영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경기를 전부 촬영하는건 아니고 소스촬영하듯이 부분부분만 촬영하던데 어느 소속인지 궁금하더군요. 다음에 또 볼 기회가 되면 말걸고 인터뷰라도 좀 해봐야겠습니다..헤헤
그리고 동성고와 진흥고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자유분방해 보이는 동성고에 비해 진흥고는 군기가 바싹 든 모습이었습니다. 실제 동성고의 분위기라는걸 잘 모르는터라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두 팀이 처한 현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런일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 두 팀의 처지를 설명못드렸네요..헤헤
우선 월요일 경기에서 동성고는 광주일고에 4:0으로 패배했습니다.
진흥고는 화요일 경기에서 광주일고와 0:0으로 비겼었구요.
동성고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터라 열심히 할 필요가 없었고
진흥고는 여기서 이겨야 일고와의 재경기를 통해 전국체전을 노려볼수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진흥고가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거죠.
그래서인지 경기가 좀 루즈하기는 했습니다.
일단 동성고는 3학년이 아닌 2학년 좌완 투수를 올렸습니다.
이름은 이영기였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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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동성고 홈페이지> |
키도크고 체중도 좀 나가는 선수여선지 공도 묵직하더군요.
아직 어려서 제구가 잘 안되기는 했지만 - 안타 없이 볼넷3개로 5회쯤에 내려갔습니다.
직구 구속이 MAX 140까지 나오는걸 보면 꽤나 유망주였나 봅니다.
경기후 감독님과 인터뷰를 한 내용에도 나와있지만
중학야구에서부터 발군의 실력을 보였던 터라
광주일고와의 스카웃경쟁끝에 데려와서 2년동안 잘 키워내고 있답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이고 잘 하면 우리 리틀 타이거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꾸준히 성장해 고3때 맥스 145에 적당한 제구력까지만 익힌다면 상위픽 갈꺼 같습니다.
전면드래프트때문에 어떤팀으로 갈지 확실치는 않지만.. 기주와 현종이의 뒤를 이을 좋은 투수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헤헤
말이 좀 샜는데 동성고와 진흥고의 경기는 동성고의 리드로 시작되었습니다.
진흥고의 투수를 동성고의 4번타자가 뜬금포로 두들겨버린거죠.
카메라를 옮기던 도중이라 촬영은 못했지만 홈런을 보고 저도 모르게 '아싸!'를 외쳐버렸죠..ㅋ
홈런을 친 선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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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모르는 사이에 고교야구에 지명타자제도가 생겨서 투수가 공격을 안하던데
이 선수가 투수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네요.
(어쩌면 이 선수가 에이스 일지도 모릅니다. 이 부분은 좀더 데이터를 모아봐야겠습니다.)
좌타던데 타자로 재능이 어느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디오로 다시 한번 판독해봐야 좀더 잘 알겠지만
일단 나무빠따로 홈런 날릴정도의 펀치력은 있는 선수라 생각되더군요.
어쨌든 유경국 선수의 홈런 이후로 지루한 0의 행진이 계속되다가
운명의 6회가 오더군요 (7회던가... 가물가물..ㅎ)
동성고의 투수진들이 연속 6볼넷으로 진흥고에게 경기를 헌납하더군요.
6볼넷에 안타2방으로 한 이닝동안 6실점을 하며 경기의 승부가 기울어버렸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동성고 감독님의 코멘트가 있었지만 그 내용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시나 자발적 검열이 필요한 내용들이 섞여있어서 말이죠... +_+
그 뒤로 동성고는 일점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경기가 그렇게 종료되더군요.
경기에 이긴 진흥고는 일고와의 경기를 준비하느라 골이 아파질듯하고
경기에 진 동성고는 숙소를 옮길 생각에 정신 없을듯 하더군요.
아! 말 안했지만 동성고가 야구부 합숙소를 새로 지어서 거기로 이사하거든요.
다음주 촬영때는 새로 이사한 깔끔한 숙소 촬영을 좀 해야겠습니다.
군내무실보다는 좋은 수준이니 외국영화에나 나올법한 숙소를 기대하시면 님하죄송..ㅋ
경기는 그렇게 끝이났는데 아마야구에는 꽤 재미있는 것들이 있더군요.
관중이 없다보니 응원을 덕아웃에서 합니다.
투수에게 무슨 공 던져라라는 말이나, 나이스 볼! 같은 말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살짝 놀리는 말들이나 도발적인 말들도 간간이 섞어져 나왔던 것 같은데
고교야구에 벤치클리어링은 없을테니깐 어린애들의 애교정도로 끝나겠죠..흐
경기 끝나고 일렬로 서서 모자를 벗고 악수한다음에 소리를 지르면서 관중석으로 세번인사하더군요
동성고만 저렇게 하는걸 보면 학교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인사할것 같던데
그 것들도 나름 전통일테니깐 어떤 것들일지 궁금합니다.
간단히 코치님들 앞에서 경기 평가를 듣고 안타를 못친 선수들은...............
홍현우 코치에게 혼나더군요.
혼나는 방식은 19금이기에.. 다음에 동영상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ㅋ
고교야구의 감독과 코치는 프로의 그 것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아무래도 스승이자 교육자로써의 위치가 포함되는 위치이다 보니깐
더욱 그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뱀발
경기도중에 몸풀라고 불펜지역에서 빠따 돌리던 2학년들..
야간연습 빼먹고 뭐먹으러 갈까 고민하더군요
표정은 뎁따 진지하게 연습하는 척하면서요.
이런게 고교야구의 매력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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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짤은 뽀나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