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서 계속>


비행기는 새벽 세시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했다.

남아공은 한국 사람들에게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유롭게 공항밖을 드나들 수 있다.


원래 루안다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비행기를 타고 나가면 요하네스버그에서 홍콩가는 비행기는

다음날 탈 수 있어 요하네스버그에서 1박을 필히 해야한다.


우리는 사전에 요하네스버그에 거주하는 현지 한국인 여행사에 부탁을 해서 호텔을 잡아 놓은

상태이다.


나중에 남아공을 여행하신 '선배거긴안돼'님이 여행기를 써 주시리라 믿지만, 잠시 설명을 드리자면

남아공은 행정수도, 사법수도, 입법수도등이 다르다. 그러면 요하네스버그는 어떤 수도인가?

입법, 행정, 사법 어느곳의 수도도 아니다. 남아공 제1의 도시로 경제의 중심지 정도로 보면 되겠다.


영화 간디를 보면 마하트마 간디가 젊은시절 남아공에서 변호사 일을 하며 7만 인도인의 권익을

위해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 당시에 인도인이 7만명이 있었단다. 정말 생각보다 많은 인도인과 엄청난 수의 중국인을 보았다.

한국인들도 요즘 많이 관광을 온다고 한다.


그럼, 인도인, 중국인, 한국인을 어디서 봤을까요?


정답 : "카지노!!"



난 앙골라를 드나들면서 열번정도 요하네스버그를 경유했지만 단 한번도 요하네스버그 관광이나

그 좋다는 썬시티, 케이프타운, 빅토리아 폭포에 가지 못했다.


난 실제적으로 남아공의 치안이 어떠한지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다만 여러 한국인들의 증언으로

들어서 알고 있을 뿐이다.


앙골라에서 테러나 강도를 당한 한국인의 사례는 먼 소문만으로 들었지 내 주변에서 그런 경우는

전혀 없었다. 앙골라는 생각보다 치안이 안전한 나라이다.

그런데, 내 주변에서 남아공을 경유하다 짐을 털리거나 가방을 뺏거거나 타고가던 차에 총탄이

박히는 경험을 한 사람을 상당히 많이 만났다.


그당시 우리 직원들만 하더라도, 남아공에 하루 묵으면서 한인 민박집에서 자거나, 자기들끼리

시내 관광을 나갔다거나, 식당을 찾아서 돌아다니다가 무장 강도를 당한 사례가 꽤 여러건이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했다.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차로 10분거리에 "Emperor Palace"라는 카지노 단지가 있다. 중앙에 큰

카지노를 중심으로 외부에 별 다섯개짜리부터 별 세개짜리 호텔까지 호텔 네개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이다.


공항에서 카지노타운까지 셔틀버스가 다니고 카지노 타운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요새이다.

무장강도 따위가 감히 나댈곳이 아니다.


우리들 방침은 그랬다. 요하네스버그 시내 돌아다니지 말고 공항에서 젤 가까운 카지노 호텔에서

카지노나 좀 하고 자빠져 자다가 공항가서 비행기 타고 남아공을 떠라


그리고 앙골라에서 3개월정도 근무를 하고 휴가를 받아 한국으로 나갈때 남아공을 경유하는데,

마음같으선 이런 기회에 남아공도 둘러보고 기타 경치 좋은곳을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지만

심신이 지쳐서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밖에 안 생긴다.


지금에 와서야 그 당시에 케이프타운이라도 가서 테이블 마운틴이라도 보고, 아델리 펭귄이라도

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 자랑거리라면 운 좋게도 남아공에 20년만에 내린 눈을 봤다는 정도......



남아공은 정말 물가가 싸다는걸 호텔에서 느낀다. 유럽풍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별 다섯개짜리 호텔에서 1박을 하는데

미화 200불이었다. 그것도 싱글룸이라도 코딱지만한게 아니라 더블베드의 상당히 큰 방이었다.

게다가 정말 괜찮은 아침부페까지 포함이었다.


그렇지만, 카지노 정말 좋아하는 모팀장과의 동행이라 호텔방에 가방만 던져놓고 밤을 새워 카지노에서

블랙잭따위를 하다가 11시쯤 방에 가서 가방들고 나와 체크 아웃을 한 후 근처 레스토랑에서 밤새워

눈비비며 노름질해서 번 돈 몇 푼으로 스테이크를 사먹었다.


남아공은 음식값이 참 싸다. 글쎄 내가 여러곳을 가본게 아니라 카지노 타운이라서 그렇게 싼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훌륭한 퀄리티의 세수대야만한 스테이크가 우리돈으로 단 돈 만 5천원 정도였다.


오후 4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호텔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2시정도에 공항에 도착했다.


홍콩으로 가는 SA카운터에 가서 수속을 하고 짐을 부치면서 한마디 한다.

"홍콩경유해서 인천까지 갈테니, 인천까지 짐 보내주세요"



갑자기 수속을 하던 SA의 여직원이 신경질을 막 낸다. 왜 미리 말 안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홍콩으로 적혀있는 lugage tag를 뜯어내고 다시 붙인다.


어안이 벙벙하다. 티켓에 뻔히 써 있는데, 당연히 체크하고 물어봐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전에

항공사 승무원이 고객에게 이렇게 짜증을 내는건 처음 당해본 일이다.

그래, 쓰바 여긴 아프리카다.


수속을 마치고 출국심사도 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온다.


요하네스버그 공항은 2007년 말쯤 확장공사를 해서 조금 넓혔다지만, 아프리카의 허브공항 치고는

매우 협소하고 면세점도 보잘것 없다. 그래도 앙골라의 루안다공항에 비하면 별천지다.

아프리카 토속품을 파는 면세점에서 기념품 몇개를 고른다. 다른 물건들이야 어차피 홍콩을

경유할테니 거기서 사는게 낫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야 하는 4시가 되자 방송이 나온다.


비행기가 제 시간에 못 뜬댄다. 정비를 해야한단다. 쓰바, 정비를 개발로 하는거야? 소보발로 하는거야?


어제 종일을 루안다 공항에서 부대낀 피로도 피로지만, 잠도 안 자고 카지노에서 밤을 새웠는데......

피로가 밀려오는데 우리 나라처럼 사우나가 있겠나? 뭐가 있겠나? 불편하게 의자에 앉아서 기다릴

뿐이다.


그렇게 대여섯 시간을 기다려서 예정시간보다 6시간정도 지난후에 홍콩가는 비행기를 타게 됐다.


13시간 반을 날아가는 홍콩행, 좌석은 빈칸이 없이 빼곡하다. 의자에 앉은채로 불편하게 잠을 청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워낙 예민해서 비행기 안에서는 잠을 못 잔다.


거의 3일밤을 못 잔 것 같다.


드디어 홍콩에 도착했다.


원래대로라면 홍콩에서는 항공편이 많아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1시간정도에 인천으로 연결되는

항공편이 있지만, 제길......우리는 6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것이다.


홍콩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편이 있는 자정까지 대여섯시간을 홍콩 공항에서 기둘려야 한다.


그래도 홍콩 공항은 볼것도 많고, 안마를 받는곳도 있고, 컵라면도 먹을 수 있다.


그렇게 기다리면서 자정이 넘어 12시 반쯤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도착하니 아침 여섯시쯤 되어 있다.


지난주 토요일 오전에 루안다 공항에 들어갔는데, 인천에 도착하니 화요일 아침이었다.

OUT OF AFRICA !!!  3박 4일이 걸렸다.



원래는 바로 회사로 들어가서 출장보고를 하고 다시 집에와서 쉴 일이지만, 온 몸이 쑤시고

결려서 바로 집에 와서 뻗어버렸다.



마눌이 옆에서 비행기 오래타서 좋겠다고 깐죽거린다. 아놔, 풍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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